본문 바로가기

세상보기

착해지거나 똑똑해지거나, 88만원 세대의 세상보기



여러분께 질문 하나 던지겠습니다. 

착하게 살고 싶으신가요, 아님 똑똑하게 살고 싶으신가요?

에헤, 착하고 똑똑하게 살고 싶다는 말씀은 하지마시구요ㅎㅎ

뭐 그리 크게 어려운 질문은 아닐꺼라 생각합니다만..

착하게 살아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둥글게 살고 싶은 분도 있을것이고, 또 어떤 분들은 똑똑하게 살아서 크게 성공한 삶을 살고 싶기도 할 것입니다.
(더 현명한 답을 내시는 분들도 많겠죠. 악플보다 무서운 무플에서 탈출시켜주세요ㅠ.,ㅠ)

이유는 뭘까요.. 성격이 맞아서, 천성이 그래서?

질문은 2개 뿐이지만, 분명 다양한 답변과 그 이유가 나올거라 생각합니다.

아니, 그건 그렇고 제가 갑자기 이런 뜬금없는 이야기를 왜 하냐구요?

다름이 아니라 저와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어떤것'을 소개하려구요..



                                                                                                          < ANG?! >


만약 제가 이 책의 제목 부터 말하거나(나와 너의...뭐?),
책을 펴자마자 나오는 첫 구절 '사회 현상이 존재한다,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알 것인가?'라는 식의 드립을 쳤다면
여러분은 바로 백스페이스나 창 닫기 혹은 우리동네 배너를 눌렀을겁니다. 장담한다구요! (그전에 이미 나가신 분도 있겠지만,,)

흠흠; 일단 제가 처음 던졌던 질문으로 돌아가서.. 

사회과학이랑 착하게 혹는 똑똑하게 사는게 뭔 상관이냐?! 라고 반문하실수 있을겁니다. 

물론, 상관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요.

착하게 사려는 사람과 똑똑하게 사려는 사람이 함께 사는 곳은 사회입니다. 나 홀로 태어나서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는 거죠. 이미 착한 사람과 똑똑한 사람이 동시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서로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착한 사람들이 똑똑한 사람들에게 속을 수도 있고, 똑똑한 사람들이 착한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태를 보통 사회 갈등 이라고 하죠.



<좋은 예로 최근 뉴타운 문제를 꼽을수 있겠네요. 주민들의 표를 얻기위해 나름 '똑똑한' 정치인들이 뉴타운 공약을 남발하여 당선 됬습니다. 하지만 지난 9년간 237곳 중 32곳만 공사하는 등 허실이 드러나고 있고 정치인들의 공약을 믿었던 '착한' 주민들은 큰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입니다. 1차적으론 뉴타운 공약을 잘 이용한 '똑똑한' 정치인들에게 책임이 있습니다만, 뉴타운 개발을 믿고 찍었던 주민들은 '착해서' 지금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주민들 또한 동네 집값이 오를꺼라는 '똑똑한' 판단 아래 그들을 찍었던건 아닐까요?
'착함'과 '똑똑함'의 경계를 나누기엔 현실은 너무나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어쨌든, 우리는 이런 상황 속에서 태어납니다. 집과 학교로부터 교육을 받고 몸과 머리가 크면서 각자의 생각이 만들어지죠. 어느 순간에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나름 철학적 고민까지도 합니다. 그 고민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기 마련이고, 바로 이 때 선택을 하게 되는거죠. "다양한 사람들이 부대끼는 이 곳에 어떻게(착하게 혹은 똑똑하게) 살아나가야 겠다"라구요. 그렇게 결정을 내린 개인들이 기존의 사회를 무대삼아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어가며 만들어가는 곳이 지금의 사회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뉴타운의 예처럼 복잡한 현실은 개인의 선택을 더욱 더 어렵게 만듭니다. 이런 어려운 사회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사회과학이라는 겁니다. 최근 '정의란 무엇인가'로 한창 인기를 끌고 계신 마이클 샌델 아저씨도 이 분야의 교수님이죠.(정확하게 말하자면 정치철학이지만, 밑바탕이 되는 학문은 분명 사회과학이라는거!) 오늘 소개하려는 책 '나와 너의 사회과학' 저자인 우석훈씨도 그렇습니다.

 

'88만원세대' 라는 말, 한번 쯤은 들어보셨을껍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2007년 전후 한국의 20대를 지칭하는 말이죠. 국내 졸업생 취업률 55%(일본 77.4%, 중국 90.7%), 청년 실업률 8.5%(현 전체 실업률의 2배 이상), 비정규직 비율 49.8%가 넘어가는 한국 사회에 놓여져 있는 20대. 그들의 현실을 사회과학적으로 접근한 책이 우석훈씨가 박권일씨와 함께 쓴 88만원세대입니다. 암울하지만 워낙 날카롭게 현실을 해석한지라 아직까지도 20대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쓰이고 있습니다.(다른 한쪽에선 세대론의 한계점도 지적하고 있지만요ㅎ) 
                                                                                               
우석훈씨가 88만원세대에서 한국의 현실과 20대의 상황을 분석하며 내놓은 해답은 크게 2가지입니다. 상위 5%의 안정된 직장을 놓고 끊임없이 서로 무한경쟁을 벌이거나, 아니면 함께 룰을 바꾸기 위한 고민과 행동을 하자라는 것이죠. "무슨 꿈같은 소리냐?" 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앞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사회는 절대불변의 무엇이 아닌, 구성원들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어떻게 살아갈것이냐'를 생각하고 행동함에 따라 변화하는 곳이라는거지요.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그래서 우석훈씨가 이번엔 '나와 너의 사회과학'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회의 현상을 고민하고 그 이면에는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또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결 해나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학문은 사실 사회과학만큼 좋은게 없거든요. '너와 나의 사회과학'은 '88만원세대'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룰을 바꾸기 위한 고민과 생각을 함께 나눠보자는 의미에서 기획한 책이라 볼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참으로 쉽.. 다는 이야기는 함부로 안하겠습니다;;; 쉽다기 보다는 사회과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개괄서 정도의 지식을 가볍고 재미있게 소개해 줍니다.

우석훈씨의 철학은 '명랑'하게 입니다. 아니, 88만원세대로 20대의 끔찍한 현실을 폭로한 분이 '명랑하게 사회과학 하기' 라니;; 뭔가 어색한 조합이라고 느끼실수도 있겠습니다. 허나 실제로 우석훈씨가 가정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과학 강의를 하고 나니 몇몇 분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 지졌다고 하네요. 사회에서 수많은 사건들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을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 알게되면서 즐거워 질수 있었다는 거죠. 자신을 알아가고 사회를 설명하는 힘이 '명랑함'을 만들어 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명랑함'에서 우석훈씨는 희망을 얻었다고 합니다. 정해진 정답보다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며, 그런 길을 스스로 찾아갈 잠재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걸 확인 할 수 있다는 것. 이런 것들에서 진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거죠.. 



자 이정도면 길고긴 아주 지겨운 설명을 다 한 듯합니다.
더 하면 읽는 여러분도 피곤하고 쓰는 잉여인 저도 피곤할테니까요ㅎㅎ(뭐 여기 오기도 전에 나가신 분들이 허다 하것지만..ㅜ)
알고 싶으신 정보나 이야기 하고 싶으신게 있으면 주저없이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동네는 여러분들과 소통하길 언제나 기대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말하길, 책은 글쓴이의 고민을 담는다고 합니다. 
그 고민이 사회로 나오는 순간, 저자 개인의 고민은 독자와 세상으로 향하죠

무엇이 잘못되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되고 좀 더 나은 것은 어떤것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







그래서 제 이야기를 좀 할까 합니다.

이 글을 쓴 저는 지금 경원대 사회과학대학 신문방송학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고 있는 사회과학대학은 곧 사라질 운명이구요..

학교에서는 가천대학과 경원대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경영상의 효율을 위해 사회과학대를 없앤다고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것에 대해 할말이 없습니다.

작년, 학교 경영이라는 명목 하에 피해받은 전국의 인문대 학생들을 보고도
저는 '뭔가 잘못되고 있다'라는 생각만 했지
그들과 함께 반대의 목소리를 내진 않았으니까요.  

함께 배우고 사회를 이끌어 갈 지식을 만들어내야 할 학교가 이제는 취업을 하기 위한 학원으로 변했고, 학생들이 아닌 사업에만 몰두하는 학교의 모습을 저는 애써 모른척 했습니다. 알면서도 '나에겐 오지 않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됬습니다. 학생은 반대하지만 학교는 학교의 입장을 끝까지 관철시킬게 분명합니다. 슬프지만 그게 사회적 흐름이고 추세니까요. 시간이 지나면 저는 학교를 떠나고 자연스레 이런 쓸데없는 고민들은 잊혀지게 될겁니다.

결코 심각한 문제는 아닙니다. 


단지 저는 우리가 이런 흐름 속에 살고 있다는 것만 서로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게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방향인지를 함께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절대로 심각하거나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
우석훈씨 말처럼 모두 함께 '명랑'하게 고민하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